아일랜드/일상

재택근무 6개월

당근아빠 2020. 9. 28. 06:43

아일랜드에 많은 IT 기업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3월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하였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마찬가지. 모든 직원들이 3월 초부터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으며 9월 중순이 지나가는 지금까지도 난 집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2-3개월정도 지나면 다시 돌아가겠지 했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또한 앞으로도 당분간은 재택근무를 할 것 같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이제는 마치 New Normal이 Normal인 듯 하루하루 새로운 루틴을 당연히 받아들이며 생활한다. 아침에 아이들은 등교시키고 집으로 돌아와 일을 시작한다. 용감한 삼식이가 되어 아침, 점심, 저녁 세끼 모두를 집에서 챙겨 먹으며, 남는 시간에는 강아지를 산책시킨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과는 정말 다른 루틴이다. 

재택근무 처음 몇주 동안은 집중하면서 일하기 힘들었다. 갑자기 학교를 못 가게 된 아이들과 하루 종일 씨름하며, 분리된 공간 없이 일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지금이야 뭐 적응이 되어서 괜찮다. 간혹 의도치 않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경우도 있다. 화상회의 중 아이가 갑자기 뛰어 들어온다던지, 강아지가 밖으로 내보내 달라며 끙끙대는 소리를 낸다든지... 다행히 회사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대부분 이해해준다.

아침저녁으로 출퇴근을 하지 않는다는 건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 아일랜드에 궂은 날씨에 자주 다니지 않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출퇴근을 하는 건 별로이다. 특히나 다가오는 겨울을 생각하면 정말로 감사할 일이다.